인플레이션
새해에 쓰는 첫 서평이다.
사고 싶었던 책이 있어서 서점에 갔다가 눈에 띄어서 구매하였다.
하노벡이라는 독일의 경제전문가가 쓴 책이며,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경제에 어떻게 작용해 왔는지를 다루었다.
책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역사적으로 굵직굵직한 사건들, 예를 들면 주로 1, 2차 세계대전, 정치관련사건 등을 언급하며 해당 사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고, 그것이 그 나라의 경제에 어떻게 작용해왔는지를 이야기했다.
책의 후반부에 가서는 전통적인 화폐개념으로부터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되고있는 가상화폐에 이르기까지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고 그에 따라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하는지 말한다.
독일 출신이라 그런지 역사적인 사례를 언급할 때 상당수가 독일의 사례이다. 특히 전쟁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많이 언급했는데 1, 2차 세계대전에 의해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고 그에 따른 정치의 움직임, 화폐 가치의 하락, 결과적으로 엄청난 경제위기와 찾아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 화폐 도입 등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독일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물론 다른 나라에 대한 사례들도 상당수 언급하긴 했지만, 독일 및 주변국(프랑스 등) 이야기가 주를 이루어서 약간 아쉬운 면도 있다. (몇 개의 오타도...)
추천의 글에선 이 책을 3번 읽기 전까진 읽었다고 하지 말라고 했으나, 감히 한 번만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쓰자면 화폐의 본질은 신뢰라는 것이다. 국가간에 통화의 단위가 다르고, 이렇게 서로 다른 화폐의 가치를 "환율"이라는 것으로 측정을 한다. 즉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각 나라의 화폐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하자면 국가간의 신뢰도가 다른 것이다. 신뢰도가 높은 국가의 화폐는 당연히 가치가 높을 것이고 당연히 해당 국가의 화폐로 더 많은 재화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만원이라는 돈의 가치는 누구든지 간에 만원이라는 돈만 있으면 해당 금액만큼의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우리 사회의 공통적인 약속인 셈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그 만원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제품을 만원이라는 종이쪼가리를 받고 판매하는 것이고, 물건을 사는 사람 역시 그 종이쪼가리에 대한 국가적인 신뢰가 있기에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화폐의 본질인 신뢰도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한 나라에서 전쟁이 발생하게 되면 해당 국가의 경제상황은 굉장히 불안정하게 될 것이고 국가의 신뢰도는 하락한다. 전쟁이 발생한 국가의 화폐를 가지고 있어도 나라 사정이 좋지 안기 때문에 그 화폐를 가지고 해당 국가에서 어떤 물건을 구매하거나 거래를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진다. 이는 전쟁을 한 국가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결국 화폐의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만으론 인플레이션을 이해할 순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6.25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과거에는 만원으로 쌀 한 가마니를 사고도 남았지만, 요즘엔 적어도 그 만원짜리가 서너장은 있어야 한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경제가 성잠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도 볼 수 있는데, 그 중 한 요인은 통화량이다.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면 정부는 중앙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각종 정부사업들을 하게 되는데, 중앙은행은 이를 위해 화폐를 발행하게 된다. 그렇게 늘어난 돈은 자연스레 시중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통화량이 늘어나면 당연히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시중 은행들은 자금 유치가 쉬워져서 예금 금리가 낮아지고 덩달아 대출 금리도 낮아진다. 이는 대출의 증가로 이어져 부동산, 자동차 등의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이것만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국가의 신뢰도 및 통화량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 이러한 인플레이션에 따라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소시민이라고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시기에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의 투자 전략 등을 언급하였다. 저자가 주장하는 투자 전략등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투자 전략을 짜는 데에 있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해는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보다 폭넓게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