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즈음에 구입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처음엔 단순히 역사나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관련된 일련의 사건이나 지식들을 나열한 것으로만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전부 하나의 이야기였다. 역사적 사건들을 경제와 연결하여 해석하거나 경제적 지식들을 정치, 사회적 관점에서 해석하기도 했다. 마치 하나의 소설을 읽어나가듯이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기억나는 것은 세계를 해석하는 관점을 단순화한 것이다. 우리 세계에 존재하는 이념이나 갈등, 역사적 흐름의 요인을 지배와 피지배계층간의 갈등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선사시대에 평등했던 관계가 생산수단을 갖춤으로써 지배와 피지배 계층으로 나뉘며 이것이 역사적으론 왕과 노예, 영주 체제,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산업혁명 이후엔 자본가와 노동자계급으로 바뀌어 지속되어 왔다. 그에 따른 정치적 이념들이 계속 등장해 왔다. 초기 자본주의, 후기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공산주의 등의 이념들이 등장해 왔으며 이와 관련된 세계 경제대공황, 냉정체제 등의 역사적 사건들이 지속되어 왔다. 결국 이 모든 이념, 사건들이 지배하려는 자와 지배당하지 않으려는 자와의 끝없는 사투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요한 것은 지배자가 되려면 생산수단을, 피지배자가 되기 위해선 노동력을 갖추면 된다. 생산수단의 형태는 농지, 공장에서 현대에 와서는 자본의 형태로 변해왔고, 피지배자의 노동력은 육체적 노동력에서 현대에선 정신적 노동력으로 바뀌어 오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현대에도 육체적 노동력이 존재하지만 기계의 발달로인해 앞으로 점점 더 지적 노동력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발달하면 지적 노동력도 좀 더 심화되거나 다른 형태로 바뀔 것으로 생각된다. 아니면 인간 자체가 필요없어지던지. 



사실 세계를 단순히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간의 갈등만으로 해석하기엔 너무나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복잡한 세계를 단순화하여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운 것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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