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게된 계기는 이전에 읽었던 "완벽한 공부법"에서 "인간관계론"에 관한 예찬글을 보고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이토록 저자가 예찬을 할까? 하는 호기심에 의해 읽기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 제목만 보고 서점에 널리고 널린 흔한 자기계발서 중에 하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뻔하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만 할 것 같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당연한 말들을 나열했다. 부모님이나 선배가 조언을 한답시고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면 겉으로는 듣는척 해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예를 들면 사람들에게 비판, 비난, 불평을 삼가라, 칭찬을 하라, 다른 이에게 관심을 가져라, 웃어라 등등 듣기만 해도 너무 뻔한 이야기어서 귀를 닫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단순히 이러한 뻔한 이야기들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이러한 행동들이 어떤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데에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리고 사실 너무나 뻔한 이야기들 이지만, 뻔한 만큼 반박할 여지가 별로 없는 옳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단지 그 중요성을 망각한채 살아갈 뿐이다. 


책에서는 사람을 잘 다루기 위한, 그리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여러 가지 조언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해주고 있다. 제시된 방법들의 근간에는 결국 남에게 인정받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기저에 깔려있다. 여러 조언들 중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결국 그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고, 이를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 회사에서 상사 혹은 동료들에게 인정받고자 열심히 일하는 회사원, 남성들에게(혹은 여성?) 자신의 미모를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외모를 가꾸는 여성들, 학생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강의를 하는 교수, 선생님 혹은 강사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속성이 있다. 바로 이 속성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또한 그 사람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 사람의 의견에 대한 비판을 삼가하고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주는 것,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해 아첨이 아닌 진심으로 칭찬을 해주는 것 등은 모두 그 사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정의 기술들을 이용하여 적이나 다름 없었던 사람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되거나, 도저히 딸 수 없었던 계약을 따낸 사례 등을 통하여 우리에게 인간관계에 관한 기술을 가르친다. 


필자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기술을 한 번 써먹었던 적이 있다. 회화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던 중 그 달의 마지막 수업날에 평소에 쓰던 essay가 아니라 영어로 감사 편지(thank you note)를 적어서 선생님께 제출했다. 사실 원래는 수업에서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에 대한 feedback을 하려고 했지만, 책에서 배운 비판을 삼가라, 진심으로 칭찬하라 등을 떠올리며 아쉬웠던 점은 빼고 당신의 수업이 구체적으로 왜 좋았는지 솔직하고 진심을 담은 감사 편지를 썼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그 결과 너무나 행복해하는 답장을 받을 수 있었고 덩달아 나도 행복한 기분이었다. 


사실 이 방법이 별거 아닌데, 주변 사람들에게 사용하기가 왜 이렇게 힘이 든지 모르겠다. 아마도 익숙하지 않아서, 혹은 진심을 담기가 힘들어서 인 것 같다. 진심을 담으려면 그 사람이 진짜 대단하다고 느끼거나 해야하는데,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 사람만의 장점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설령 작은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책에서 소름끼치게 공감한 구절을 공유하며 서평을 마칠까한다.  



"사람들이 여러분을 기피하고 등 뒤에서 비웃으며, 심지어는 경멸하게 만들고 싶다면 이렇게 하면 된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말라. 여러분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라. 다른 사람이 얘기하는 도중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 그는 당신만큼 똑똑하지 않다. 왜 그의 쓸데없는 얘기를 들으며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가? 즉시 입을 열어 말을 중간에 끊어버려라."



필자는 위의 구절을 보는 순간 너무나 소름끼쳐서 빨간펜으로 별표를 할 정도였다. 필자 주변에 정말 이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고, 솔직히 말하자면 경멸할 정도다. 그는 오직 자기 자신만이 관심사고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만 하며, 자신이 듣고 싶은 답을 들을 때 까지 끊임 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펼치는 스타일이다. 오로지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며 어딜가나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내재하고 있는 사람으로 판단된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주변사람들은 이를 오래전부터 느끼고 점점 멀리하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주변에서 사람들이 점차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한 편으로는 소름 끼치게 싫지만, 한 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조금은 있다. 그러나 feedback을 해줄 순 없다. 자신을 비판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하며, 자신 보다 말도 안되게 뛰어난 사람이 아닌 이상 남의 말이나 조언을 들으려 하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조물주 정도가 와서 이야기 하면 들을 것 같긴 하다. 



최근 들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인간관계 때문에 좋기도 했지만 속앓이도 했던 탓인지, 뻔한 내용이면서도 공감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배운 내용들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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